신속한 의사결정, 경거망동 안 되려면

 

민재형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jaemin@sogang.ac.kr

 

많은 경영자들이 스피드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 남보다 ‘먼저(early), 빨리(fast), 제때에(on-time), 실시간(real-time)으로’라는 스피드 경영의 모토가 조직의 민첩함(agility)을 증진시켜 조직의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음. 실제로 많은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능력은 조직의 지속적 성장(sustainable growth)을 가능하게 함. 신속한 의사결정은 새로운 시장 기회를 한발 앞서 포착할 수 있도록 하고, 시장의 리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임.

그러나 신속한 의사결정이 경솔한 의사결정과 동의어가 될 수 없으며, 신속한 실행이 경거망동이 돼서도 안 될 것임. 재빠른 의사결정이 불충분한 자료와 엉성한 분석에 기반한다면, 그리고 발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전문가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체계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무시한다면 이는 부실공사와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

 

 

[의사결정의 절차]

 

 그림출처: 동아비즈니스리뷰


훌륭한 의사결정의 6가지 절차

그렇다면 좋은 의사결정이란 어떠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가? 크게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단계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문제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문제인지, 독특한 문제인지를 판별해야 한다. 반복되는 문제는 원칙, 규칙, 정책 등 문제해결 매뉴얼에 근거해 해결하면 된다. 그러나 새로운 문제는 개별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둘째, 개별적으로 다뤄야하는 문제라면 의사결정의 목적을 분명히 한다. , 문제 해결을 통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바를 명시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면한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 문제이며, 왜 이러한 문제가 생겼으며, 이문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앞으로 조직에 어떠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지 냉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조직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목표가 설정됐으면 역량과 환경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분석은 설정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실행 가능한 방법, , 대안들의 모색을 가능하게 한다. 대안의 모색은 의사결정자의 창의성에 따라 좌우된다.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보다 근본적일수록 대안의 폭은 넓어지고, 이에 따라 목표가 피상적으로 머물렀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롭고도 기발한 대안(breakthrough)의 모색이 가능해진다.

넷째, 최선의 해결책(Optimal Solu-tion)을 찾는다. 최선의 해결책이란 우리가 추구하는 바를 모두 달성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말하지만 이해관계자의 요구와 고려하는 목표들이 상충되면 현실적으로 최선의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때는 최선은 아니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대안들이 가져올 수 있는 결과를 객관적으로 예측하고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섯째, 일단 해결책이 선택됐으면 이를 즉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추진력과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의사결정의 실행과 관련된 부서들의 협력을 도모하고 그들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도 있다. 리더의 자질은 이 때 부각된다.

여섯째, 우리의 선택이 가져온 결과를 사후적으로 분석하고, 반성하며, 문서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최선이라고 선택했던 대안이 반드시 우리가 원했던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실패를 학습하는 것은 성공사례에 대한 학습 못지않게 중요하다.

 

진정한 스피드 경영을 위해서는

첫째, 조직의 속도는 가장 취약한 부분의 속도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조직 전체의 속도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

둘째, 아무리 바빠도 밟아야할 절차와 지켜야 할 원칙을 중시해야 한다.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반복되는 불필요한 피드백과 그로 인한 후속적인 수정에 조직의 한정된 역량을 낭비하기보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번에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현대 조직의 경영자에게 필요하다. 그게 진정한 스피드 경영을 실천하는 길이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3가지 원칙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진부한 정보보다는 날아다니는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의사결정에 활용하라. 날아다니는 정보란 실시간(real-time) 정보를 의미한다.

둘째, 전문가에 의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의사결정의 질은 샘플의 크기와는 별 관계가 없다. 비슷비슷한 사람들의 고만고만한 의견을 들어 그것을 평균화하는 것이 가장 나쁜 의사결정의 전형이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해당 문제에 정통한 대내외 숙련된 전문가의 의견을 적시에 수렴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해결책이 가져올 수 있는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지도자의 덕목이 빛을 발한다. 케네디(John F. Kennedy)는 “정치인들이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가장 용기 있는 결정들 가운데 하나는 자기 유권자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의 이익에 가장 잘 부합하는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결정은 항상 불편함과 불안함을 야기한다.

 

신고